살찐 고등어
구좌읍 하도리에 위치한 살찐 고등어는 돈까스 전문점이다. 돼지고기로 만드는 돈까스를 판매하면서 상호에 고등어를 넣었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하다. 혹여라도 고등어요리가 있을까 기대해 봤지만 바다에서 나온 친구는 새우튀김뿐이다.
하도리를 지나는 해맞이 해안로에 위치하여 매장앞 공터에 주차를 하면 되기에 주차접근성은 상당히 훌륭한 편이다. 바다를 마주 보는 매장은 나름의 바다뷰가 펼쳐지는데, 감탄사가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시원하게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식사를 한다는 점은 언제나 괜찮은 것 같다.
사실 제주도의 돈까스라고 하면 연돈이라는 워낙 유명한 브랜드가 있고 제주시내에 꽤 많은 돈까스 맛집들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시외지역에 위치한 살찐 고등어는 무언가 숨은 맛집의 느낌이었는데, 요즘 들어 SNS에 종종 언급되는 모습을 보면 어찌나 반가운지 모른다.
돈까스
살찐 고등어의 돈까스는 얇게 편 경양식 스타일이 아닌 도톰한 일본식 돈까스이다. 좋은 고기를 도톰하게 튀기다 보니 돼지고기를 바짝 익히지 않고 핏기가 살짝도는 핑크빛으로 튀겨낸다. 과거였다면 많은 저항을 받았을 익힘 정도인데, 어느 순간부터 외식업과 유통업의 발전으로 돼지고기도 미디엄 웰던에서 미디엄 느낌으로 먹는 문화가 많이 자리잡은 것 같다.
먹음직스럽게 튀겨진 돈까스는 샐러드를 비롯해서 다양한 소스들과 함께 제공되는데 트러플 오일, 히말라야 핑크솔트, 와사비, 돈까스 소스와 겨자 등이 제공된다. 타르타르소스도 만나볼 수 있는데 돈까스보다는 새우튀김에 최적화된 소스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통의 맛인 돈까스소스와 겨자의 조합을 가장 선호하는데 트러플 오일과 핑크솔트의 조합도 제법 괜찮은 것 같다.
고기를 먹을 때 야채를 많이 먹는 본인은 흑임자 드레싱 느낌의 크리미 한 살찐 고등어의 샐러드를 리필해서 먹을 정도로 많이 먹는다. 튀긴 음식에 크리미한 샐러드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나는 그런 거 모른다. 그냥 야채 마구마구 먹는 거다. 그래도 느끼하지 않다.
제법 많은 돈까스 전문점들의 특징이 '치즈돈까스'를 메인 메뉴로 판매하지 않고 사이드 메뉴로 판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하다.
이곳 살찐 고등어 역시 치즈 돈까스를 사이드로 추가해서 만나볼 수 있는데 치즈가 듬뿍 들어간 것이 치즈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수밖에 없는 그런 돈까스이다.
그 외 사이드로 판매 중인 새우튀김은 내가 제주에서 만나본 새우튀김 중 가장 거대하였는데, 거대한 새우임에도 불구하고 살이 퍽퍽하지 않고 오동통해서 마음에 들었다.
살찐 고등어를 알게 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넘었는데 중간에 어떤 문제였었는지는 몰라도 맛이 많이 아쉽게 변해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문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오랜만에 방문했을 때 예전 살찐 고등어를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적인 모습으로 어느 정도 돌아와 주어서 마음이 안도가 되고 기분이 좋았었다.
앞으로 꾸준히 수준 높은 돈까스를 선사해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무 유명해져서 웨이팅이 생겨버리면 곤란할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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